회식 예약 후 특정 업체서 주류 구매 유도
당일 예약 취소한 뒤 '노쇼'... 술도 안 보내
당일 예약 취소한 뒤 '노쇼'... 술도 안 보내
가수 남진의 소속사 직원을 사칭한 B씨로부터 '노쇼' 피해를 입은 식당에서 준비한 꽃다발. 연합뉴스
연예인 매니저나 소속사 직원 등을 사칭해 '회식 예약'을 하며 특정 업체로부터 수백만 원대의 술을 구매하도록 한 뒤 잠적하는 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가수 송가인과 배우 변우석·남궁민 등에 이어 이번에는 원로 가수 남진도 '회식 명목 신종 사기'에 이름이 활용됐다.
12일 남진의 소속사 루체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8일 경남 창원시 중앙동에서 일식 고깃집을 운영하는 40대 점주 A씨는 그날 오후 1시쯤 '남진의 소속사 직원'이라는 B씨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았다. "
10일 창원에서 남진 선생님 데뷔 60주년 콘서트가 있는데, 공연이 끝난 뒤 가게에서 뒤풀이 회식을 하고 싶다.
예약 인원은 20명"이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가게 운영 방침이라며 예약과 동시에 선금 입금을 요청했지만, B씨는 "회사 방침상 불가능하니 당일에 결제하겠다"고 둘러댔다.이어 B씨는
"남진 선생님이 좋아하는 술이 있다"며 특정 주류 업체에서 고가의 술을 구매해 미리 준비해 달라고 요청
했다. A씨는 반신반의했지만 남진 콘서트 일정과 해당 업체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한 뒤, "금액이 크니 당일에 절대 '노쇼'를 해선 안 된다"고 당부한 뒤 해당 주류 회사에 466만 원을 이체했다.
가수 남진의 소속사 홈페이지에 오른 '사기 피해 유의'와 관련한 공지문. 루체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회식 당일인 지난 10일, A씨는 B씨로부터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B씨는 연락이 두절됐다. B씨가 소개한 주류업체 측도 술을 보내지 않은 채 잠적했다
. 음식뿐 아니라 남진을 환영하는 꽃다발과 맞춤 포스터까지 준비한 A씨로선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최근 창원·마산 지역에선 A씨 사례처럼 '남진 콘서트 뒤풀이 예약' 사기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가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1일 기준 창원중부경찰서에는 이 같은 내용의 사기를 당했다는 자영업자의 진정이 3건 접수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진 소속사 루체엔터테인먼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주의'를 당부했다. 이 회사는 "5월 10일
가수 남진이 창원 콘서트 후 뒤풀이를 한다는 식당 예약 전화는 보이스피싱 범죄
이니 해당 사안으로 예약 전화를 받으신 식당 관계자들은 유의해 달라"며 "콘서트 후 어떤 뒤풀이도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