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현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한 뒤 “경제 살리는 ‘경제 대통령’, 시장을 살리는 ‘시장 대통령’, 민생을 챙기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자유로운 시장경제 체제의 중요성을 설명하던 중 즉흥적으로 탈북민 출신 의원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을 연단으로 불러냈다. 김 후보는 “북한에서 시장은 장마당이라 하는데, 장마당에서 ‘꽃제비’들이 배가 고파서 부스러기를 주워 먹고 살았다는 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박 의원은 “맞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주고 받고 사고 팔고 하는 것이 자유”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공산당과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이유는 공산당과 수령님께서 고춧값 마늘값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농민과 소비자가 시장에서 만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가 “우리가 북한과 가장 다른 점이 뭐냐”고 묻자, 박 의원은 “우리 시장이 자유롭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제가 ‘자유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과격한 말이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여러 배고픔과 억압에 고통받는 우리 동포를 우리가 구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북한과 자유통일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당은 (어디냐)”고 묻자 박 의원은 “‘국민의힘’밖에 없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풍요롭게 하는 게 진보지, 가난하게 하는 게 진보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혼자 풍요로운 게 진보냐”며 “이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북한은 지상낙원을 만들어가겠다고 수십년간 외쳤지만 결과는 지옥이었다”며 “이렇게 (발언)하면 잡혀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후보가 북한과 ‘가짜 진보’를 규탄한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평소 후보가 북한 인권에 관심이 많다”며 “우리나라에서 먹지 않고 버리는 것을 북한 주민들은 식재료로 사용하는 현실을, 후보는 가슴아파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이날 김 후보가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의 현실을 접한 것도 발언의 한 배경이 됐을 것이라 설명했다. 김 후보는 앞서 새벽 5시 첫 공식 선거운동 일정으로 가락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괴로움을 듣고 물가를 살폈다. 그는 이곳에서도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