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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원칙·능력·비전 상실한 모습 고스란히 보여줘
일부 의원들, 지도부 사퇴 촉구..."국민이 어떻게 보겠냐"



김문수(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권성동 원내대표. 연합뉴스


원칙도 능력도 비전도 없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문수 대선 후보를 갈아 치우는 과정에서 구태에 젖은 기성 정당의 추악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로지 대선 승리의 불씨를 살리려 상식을 무시하고
보수의 핵심 가치를 내팽개쳤다.
수차례 당내 경선을 거친 후보와 돌연 등장한 외부 인사를
여론조사만 앞세워 단일화의 구렁텅이
로 밀어넣었다. 계엄과 탄핵에 대한 반성은커녕, 정당 민주주의를 외치며 반대하는 양심적인 목소리마저 외면했다. 당원 투표로 김 후보의 자격을 회복시켜 뒤늦게 잘못을 바로잡았지만 아무도 근본적인 책임을 지지 않았다. 한때 국정을 책임지던 국민의힘의 현주소다.

'강제 후보 교체'는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무위로 끝났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밤 "당원 투표 부결로 비대위 관련 결정이 무효화됐다"며 "김 후보의 대통령 후보 자격은 즉시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날 비대위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김 후보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바꾸기 위한 당원 투표를 실시했다. 김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 전 총리로의 단일화에 반대하는 응답이 근소하게 많았다. 이에 따라 한 전 총리는 물러나고 김 후보는 11일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한국 정당사에서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대선 후보를 밀어낸 건 전례가 없다. 그 과정은 꼼수와 편법의 연속이었다.
김 후보는 3차례 경선을 거쳐 공식 선출됐지만, 당 지도부는 아랑곳없이 심야에
비대위 회의와 선관위원회를 열어 후보 자격을 박탈
했다. 이어 당헌 당규를 무시한 채
10일 새벽 3시부터 불과 1시간 동안 후보 접수를 해 한 전 총리를 당 대선 후보로 단독 등록했다.
김 후보는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자신들이 선출한 후보를 믿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이었다. 당 지도부는
"이재명 후보에 맞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읊어댔다.
'김문수-한덕수' 단일화를 압박하며 파열음만 냈다.
김 후보를 향해 "경선 과정에서 약속하지 않았느냐"고 줄곧 재촉하는 데 그쳤다. 자연히 김 후보 측은 "당이 강제로 후보직을 뺏으려고 한다"고 거세게 반발하며 맞섰다.

단일화 명분도 없었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갈등만 부각됐다.
단일화를 하면 어떻게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는지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친윤석열계에 유리한 후보를 내세우기 위한 것”, “당권을 노리고 한덕수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운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처럼 '막장 정치'의 끝장을 보여주고서도
당 지도부 누구 하나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
사퇴 의사를 밝힌 권 비대위원장 정도다. 한동훈 전 대표는 지도부를 '쿠데타 세력'으로 지칭하며
"쿠데타가 진압당했는데도 그 세력이 계속 자리보존하면 그 쿠데타는 성공한 것"
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서려면
친윤계 쿠데타 세력에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지도부가 안일하게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이번 사태가 커졌다"
며 "
보수와 중도층의 외면도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지도부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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