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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모어

[쓰레기 박사의 쓰레기 이야기]
기후부,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 발표
품목별 재활용 정보 유용하지만 한계 있어
색깔 스티로폼 등 재활용 어려운 제품 문제
재활용 방해하는 재질·구조 자체 금지해야

편집자주

그러잖아도 심각했던 쓰레기 문제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생태계 파괴뿐 아니라 주민 간, 지역 간, 나라 간 싸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쓰레기 박사'의 눈으로 쓰레기 문제의 핵심과 해법을 짚어보려 합니다.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의 저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한국일보>에 4주 단위로 목요일 연재합니다. 시중에서 파는 회배달용기 스티로폼 접시. 색깔 있는 스티로폼 접시는 재생원료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재활용 업체에서 기피한다. 온라인 자료 캡처
시중에서 파는 회배달용기 스티로폼 접시. 색깔 있는 스티로폼 접시는 재생원료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재활용 업체에서 기피한다. 온라인 자료 캡처


재활용품 분리배출 방법 및 기준에 관한 강의를 한 후 시민들 반응을 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기쁨과 시간이 지나면 또 헷갈릴 거라는 걱정이 교차한다.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혹시라도 잘못 버릴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분리배출 스트레스가 크다 보니, 요즘은 돈을 더 내더라도 쓰레기를 한꺼번에 버리면 대신 분류해 주는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민들의 분리배출 혼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기후환경부는 올해 9월 5일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https://분리배출.kr)
을 출시했다. 이제는 분리배출 기준 관련 품목별로 상세하게 정부의 공식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어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럽다. 욕심을 더 부린다면 스마트폰 카메라로 쓰레기를 비추면, 누리집 정보와 연계하여 자동으로 안내받을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그렇지만 정보 접근성을 높인다고 해서 시민들의 분리배출 혼란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분리배출이 과연 시민들만의 책임인가? 아니다.
생산 단계에서 재활용이 안 되는 제품을 퇴출시키는 강력한 조치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색깔 있는 스티로폼 접시
는 재생원료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재활용 업체에서 기피하는 품목이다. 기술적으로 재활용은 가능하지만, 경제성 부족으로 시장 수요가 거의 없어 재활용 시장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분리배출 누리집에서는 색깔과 관계없이 스티로폼으로 분리배출하라고 안내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공동주택‧지자체에서는 유색 용기를 종량제 쓰레기로 버리라고 한다. 스티로폼 컵라면 용기는 흰색이더라도 사용 후 국물 자국 때문에 결국 유색 용기가 되고 만다. 햇볕에 말려 국물 자국을 없애고 스티로폼으로 배출하면 된다는 요령도 있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면 유색 스티로폼과 컵라면 용기는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편이 차라리 낫지 않은가? 과일이나 고기용 스티로폼 접시에 굳이 색깔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없다. 종이 컵라면 용기가 대세인데 스티로폼 컵라면 용기를 굳이 허용할 필요가 있을까?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함에 제대로 분리배출되지 않은 폐품들이 섞여 있다. 이한호 기자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함에 제대로 분리배출되지 않은 폐품들이 섞여 있다. 이한호 기자


비닐에 붙어있는
종이라벨
은 괜찮을까? 종이라벨이 잘 떨어지지 않아 종량제 쓰레기로 배출한다는 시민도 많다. 물론 라벨 부분만 가위로 오려내고 비닐로 배출하는 열혈 녹색시민도 있다. 사실 현재 비닐 재활용 방식은 대부분 고형연료(폐플라스틱 연료)로 태우기 때문에 종이라벨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종이라벨이 붙은 채로 비닐로 배출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물질재활용(열분해 포함) 중심으로 재활용 수준을 높이려면 종이라벨은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하려면 시민들에게 라벨 제거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종이라벨 사용 금지 및 비닐라벨 사용 의무화를 하면 된다.

알루미늄에 플라스틱이 씌워진 유리병 이중마개, 페트 용기에 붙은 전면 접착제 종이라벨, 플라스틱 마개 부착 알루미늄캔, 페트 용기의 알루미늄 뚜껑, 기타(OTHER) 재질 용기 등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 사례는 끝이 없다.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시를 통해 생산단계 변화를 유도하는 규제도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생산자들이 크게 압박을 받는 것 같지 않다.
따라서 재활용을 방해하는 재질‧구조 자체를 금지하는 게 시민 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지름길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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