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중형위성 3호 등 위성 13기 모두 투입
발사 시각 밀리며 한때 긴장…1시13분 이륙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 발사체 제작 첫 관리
발사 시각 밀리며 한때 긴장…1시13분 이륙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 발사체 제작 첫 관리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27일 오전 1시13분 4번째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4번째 누리호가 27일 오전 1시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번 누리호에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초소형 위성 12기 등 총 13기 위성이 실렸다. 연합뉴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4차 발사에 성공했다. 2022년(2차 발사)과 2023년(3차 발사)에 이어 3번째로 누리호에 ‘발사 성공’ 도장이 찍힌 것이다. 이번 4차 발사는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 제작을 처음 주관해 시행된 것이 특징이다. 누리호 4차 발사가 한국에서 ‘뉴스페이스’(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오전 2시4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배 부총리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 그리고 12기의 초소형 위성(큐브위성)이 지구 궤도에 안착했다”며 “발사 직후인 오전 1시55분 차세대 중형형위성 3호의 신호도 수신했다”고 설명했다.
누리호는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날 오전 1시13분 발사됐다. 당초 전날 발표된 발사 예정 시각은 오전 0시55분이었다. 그런데 발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엄빌리컬 회수 압력 센서’에서 나오는 신호 가운데 문제가 발견되면서 발사 시각이 늦춰진 것이다. 다만 우주청 점검 결과, 압력은 정상인데 센서가 기계적 이상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돼 발사일이 밀리지는 않았다.
다만 늦어진 발사 시각으로 인해 나로우주센터 분위기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탑재한 인공위성의 목표 궤도를 고려한 4번째 누리호의 발사 가능 시간대가 오전 1시14분까지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추가 지연 없이 누리호는 오전 1시13분 엔진을 점화하고 우주로 솟구쳤다.
발사 직후 누리호 몸통을 이루는 1단과 2단이 예정대로 분리됐으며, 탑재한 위성을 보호하는 일종의 덮개인 ‘페어링’도 정상적으로 떨어져 나갔다. 누리호에 실렸던 주탑재체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부탑재체인 초소형 위성 12기는 계획대로 고도 약 600㎞에서 지구 궤도에 진입했다.
누리호 4차 발사 특징은 처음으로 민간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을 주관했다는 점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브리핑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 발사 운영에도 참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기술 노하우를 이전 받는 ‘체계종합기업’ 자격으로 이런 역할을 수행했다. 누리호 구성품 참여업체 관리, 누리호 1~3단부와 전체 기체 조립을 전반적으로 담당한 것이다. 1~3차 발사 때까지는 발사체 제작 주관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맡았다. 이 때문에 누리호 4차 발사가 국내에서 뉴스페이스, 즉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스페이스는 우주 선진국에서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뉴스페이스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스페이스X는 ‘팰컨9’ 같은 발사체를 이용해 세계 우주 수송 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신형 거대 우주선인 ‘스타십’ 시험발사를 꾸준히 시행하며 인류의 화성 정착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